여러분이 잘 아는 맬서스의 인구법칙도 똑같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하여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기아와 빈곤, 전쟁과 질병에 의한 사망은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위생 환경을 개선하려고 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려는 고상하지만 잘못된 애정을 거두어들일 것을 맬서스는 결론으로 내리고 있지요. 빈곤과 기아는 자연법칙이며 이에 개입하는 것은 徒勞라는 것이지요. 맬서스의 인구론은 사회 개혁의 열망을 잠재우기 위한 이데올로기에 과학이라는 옷을 입히는 것이었지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데올로기를 과학과 법칙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자의 성악설도 그런 점에서 같은 구조입니다. 전국시대의 사회적 혼란의 원인을 분석하고 처방하는 논리의 일환입니다. 순자의 이론 체계는 교육이라는 후천적 훈련과 예라는 사회적 제도에 의하여 악한 性을 교정함으로써 사회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순자는 모든 사람은 仁義와 법도를 알 수 있는 知의 바탕을 갖추고 있으며 또 그것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善端을 갖추고 있다는 맹자의 주장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순자의 성악설은 인간에 대한 불신이나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순자는 모든 가치 있는 문화적 소산은 인간 노력의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인문 철학자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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