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筍子의 禮

김중훈 2011. 1. 23. 10:21

일반적으로 儒學은 客觀派와 主觀派로 나누어집니다. 사회질서와 제도를 강조하는 순자 계통이 객관파로 분류되고, 반대로 개인의 행위를 天理에 합치시키고자 하는, 다시 말하자면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는 맹자 계통이 주관파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후에 氣學派와 理學派로 나누어지기도 합니다.

 

 순자는 禮에 의한 통치를 주장합니다. 바로 이 점에서 德에 의한 통치를 주장하는 주관파와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주관파에서도 공자의 克己復禮를 계승하여 禮를 중요시합니다. 그러나 순자의 禮는 공자의 禮와는 달리 先王의 周禮가 아니라 今王의 제도와 법을 의미합니다. 대체로 안정기에는 예가 개인의 수양과 도덕규범으로 해석되고 사회 변혁기에는 사회질서와 제도의 의미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戰國 말기가 급격한 변혁기였음은 물론입니다. 순자의 예는 법의 의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순자를 法家의 시조로 보는 견해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지요. 전국 말기의 상황에서는 순자의 주장이 覇者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끌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법가 이론을 집대성한 한비자와 진시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의 재상 李斯가 순자 문하에서 수학한 제자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