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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난은(천상병)

김중훈 2010. 9. 12. 23:47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푼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 있는 것은

 

이 햇빛에서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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