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끊임없이 봐도, 새로운 인상이 생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새로운 인상을 받기보다는 편견을 확인하는 게 고작이다. 우리는 겨우 몇 단계로 많은 사람을 그린다-첫 만남에서, 오래 안 만난 후에, 야단법석 중에, 병을 앓은 후에, 그런 때에 비로소 게으른 시각을 일깨우는 뭔가가 생긴다.
그 결과는 당혹스러웠다. 에릭의 한 두 마디에 그녀는 문득 그 남자가 "평범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그 남자의 태도는 훌륭한 품위의 상징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 남자의 대화는 존경하거나 특별히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없었다. 집주인이 와인을 따르고 에릭이 콩 요리를 떠서 담는 사이, 그녀는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이) 생각했다. 그이도 다를 바 없는 인간이구나.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이라는 유명한 경구의 진부한 메아리였다.
<The romantic movement>중. "오독"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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