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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책 <군주론> - 포르투나 & 비르투 (fortuna & virtu)

김중훈 2016. 4. 25. 11:09

1.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 버려야한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려면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도록 아예 크게 입혀야 한다.


2. 새로운 은혜를 베품으로써 과거의 피해를 잊도록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기 기만에 빠지는 것이다... 가해 행위는 모두 한꺼번에 저질러야 한다. 그래야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작게 야기한다. 반면에 시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 맛을 더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3. 사랑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가 두려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가. 사랑도 받고 두려움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동시에 둘 다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받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써 유지되며 항상 효과적이다.


4.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미움을 안 받을 수 있는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는 그가 인민들의 재산과 부녀자에게 손을 대는 일을 삼가면 항상 성취할 수 있다."... 인간은 어버이의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5. 아킬레스나 고대의 많은 유명한 군주들이 반인반수의 카이론에게 맡겨져 보호 양육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반인반수를 스승으로 섬겼다는 것은 군주가 이러한 양면적인 본성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상징한다.


7.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 그리고 약속을 맺은 이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약속을 지킬 수 없으며 지켜서도 안 된다. 이 조언은 모든 인간이 정직하다면 온당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신의가 없고 당신과 맺은 약속을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 자신이 그들과 맺은 약속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에 대한 고찰로부터 자신의 견해를 정리한다. 그의 책에서 "인간은 원래 .....하는 법이다"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은 반쯤 길들여진 짐승과 같다. 이들은 대개 바보라서 주인(즉 군주) 말을 잘 듣는 편이지만 그냥 두면 주인을 물려고 하는 수가 있다. 그러니까 주인으로서는 이것들을 적당히 잘 조정해야 한다. 그래서 적당히 먹이를 주고 적당히 채찍질을 해야 한다. 게다가 종종 이웃 목장 주인이 와서 우리 가축들을 훔쳐가는 수도 있으므로 그쪽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가 힘주어 이야기하는 바는 모두 국가를 보존하는  '수단'에 관한 것들이다. 그 수단들이 합리성을 갖는가, 즉 효율적인가만을 따진다. 개나 말을 어떻게 잘 다루느냐와 거의 동일한 차원이므로 거기에는 도덕이나 의무와 권리 등이 개재될 여지가 없다. 아마도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핵심은 '권력의 경제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어 권투 선수를 보라. 흥분해서 주먹을 마구 휘드르면 결코 이길 수 없다.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해서 냉정한 자세로 폭력을 휘둘어야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있는 법이다. 또 달리 표현하면 권력과 폭력이라는 독극물을 적절히 사용하여 독으로도 쓰고 약으로도 쓰는 점에서 차라리 '권력의 약학'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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