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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 정호승

김중훈 2015. 1. 12. 11:22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 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그대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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